어느새 2024년
2022 회고를 작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2023년이 지나고 벌써 2024년이 되었다.
2023년은 어느 때보다 바쁘고 얻는 것이 많았던 한 해였다.
지난 회고에서 효율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졌었는데, 다시 돌아보면 목표의 70% 정도는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드스쿼드 마스터즈
한 해가 시작하자마자 코드스쿼드 마스터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어떤 시간들보다 많이 성장하는 시간이었고, 나 자신에 대한 신뢰가 좀 더 생겼다.
트러블 슈팅을 하다보면 이 문제를 내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나는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으면 하루종일 그 문제에 대한 생각을 했다. 밥 먹으면서, 버스에서, 잠자면서, 심지어 다른 동료들과 대화하면서도 문제에 대한 생각을 계속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문제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로이는 한번 하겠다고 하면 꼭 해결하고 오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내 자신에 대한 한계를 두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좋은 것만 있던 것은 아니다.
처음 마스터즈를 시작하면서 내가 가장 뛰어난 사람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선두권에 있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까지 내 삶이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에 내 자신과 주변에게 나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고 마스터즈 기간 동안 무엇에 쫓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생활했다.
그러다 보니, 매일 잠을 줄여가면서 하루에 커피를 1.5L나 들이부었고, 위궤양과 역류성 식도염이 동시에 와서 고생을 많이 했다. 또 지금까지 슈퍼면역자인 줄 알았던 내가 코로나에 걸리기도 했는데 한 달이 넘게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아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건강을 크게 잃으면서 삶도 개발과 비슷하게 트레이드오프가 존재한다고 느꼈다.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오로지 성장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른 중요한 것들을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균형점을 찾도록 좀 더 노력해야겠다.
학습공간 찾기
마스터즈가 끝나고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부분이 적절한 학습공간을 찾는 것이었다.
나는 집에 있으면 절대 공부를 안 하는 타입이다.
아침잠도 많고 집에 있으면 늘어져서 하루를 그냥 버리는 타입이다.
그래서 아침에 나와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했다.
마스터즈 동료들과 함께 자율적으로 학습할 공간이 필요했는데, 찾기가 쉽지 않았다.
여러 위워크 지점과 스플라운지를 방문했었는데 모두가 만족할만한 위치와 가격등을 만족하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위워크에서 7~8월을 보내고, 이후에는 취준컴퍼니에서 지원하는 집무실에 있었다.
그러다가 이제 집무실 이용도 끝나서 새로운 곳을 찾아봐야 하게 되었다.
세미나, 컨퍼런스
마스터즈 슬랙 채널에 와탭랩스에서 주최하는 쿠버네티스 세미나 글이 올라왔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바로 신청해서 다행히 참가할 수 있었다.
쿠버네티스를 실제로 사용해 본 적이 없었지만, 쉽게 설명해 주셔서 너무 재밌게 들었었다.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뿐만 아니라 로그와 모니터링도 어떻게 접근하고 운영해야 할지 조금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더불어 와탭랩스라는 기업에도 흥미를 느껴서 지금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이때의 좋았던 기억을 계기로 우아콘에도 참여했고, 앞으로도 세미나나 컨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외주 작업
상반기에 학습에 물적, 심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다 보니 하반기가 돼서는 재정적 압박이 있었다. 당장 내가 원하는 기업에 가기에는 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준비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다. 그러다 국내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의 행사장 설치 관리자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서 지방에서 2달 정도 보내게 되었다.
비록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지만, 관리자로서의 역할은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다.
나는 현장과 사무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현장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다.
행사장 설치는 다양한 업체의 일정을 배분하여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했다. 하지만, 일정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날씨 변화나 사소한 문제들로 인해 작업 지연은 일상적이었고, 이로 인해 다음 순서의 업체로부터 불만이 생기기도 하고, 원청으로부터는 일정 관리의 실패를 지적받기도 했다. 날씨가 맑은 날은 무더위로 인해 작업이 힘들어졌고, 비가 오면 작업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안전사고 예방도 중요했는데 더운 날씨에는 작업자들이 안전 장비를 착용하기를 꺼려해, 안전모와 안전벨트 착용을 당부하며 설득하는 일도 빈번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내가 현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업무 시작 전에 나름대로 공부를 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 파악과 대응이 느리고 비효율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관리자가 현장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시선이 생겼고, 자괴감이 많이 들고 위축되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접근했던 방법은 관계자들과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었다.
모르는 부분은 물어보며 공부했고, 불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최대한 상황과 대책에 대해서 설명을 많이 하려고 했다.
그 결과 다행히도 행사는 별 일 없이 일정대로 잘 진행되어 마무리되었다.
이 시간을 통해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내 의도와 달리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었고,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했다.
관리자로서 현장에서 일하며, 사람들의 다양한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전의 내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상대방의 생각을 더 존중하고 경청하려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내 의견을 전달할 때 좀 더 부드럽고 상대방이 잘 들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게 되어서 조금 더 성장했다고 느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개발 공부를 놓고 싶지 않아서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이용하여 AWS DOP 강의를 틈틈이 들으면서 마스터즈 때 사용했던 지식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맥북 구매
외주 작업이 끝나고 대표님께서 고생 많았다고 맥북 m2 pro를 선물해 주셨다.
지금까지 윈도우로 개발하며 맥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는데, 마침 선물을 받아서 너무 감사했다.
며칠을 맥에 대해 공부하면서 사용해 봤는데 너무 만족하는 중이다. 개발에 맥이 필수적인 건 아니지만 소소하게
좋은 부분이 많아서 매일 채감하며 즐겁게 개발하고 있다.
커피챗
12월이 되면서 내년 상반기에 지원할 이력서의 검토가 필요했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서 몇 분에게 커피챗을 요청드렸고, 감사하게도 모두 응해주셔서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내가 정말 만나 뵙고 싶었던 분은 이전에 코드스쿼드에서 여름 특강을 해주셨던 개발자 분이었다.
그분의 특강을 듣고 DevOps나 SRE에 많은 관심이 생겼고, 언젠간 한번 커피챗을 요청드려야지 생각했었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용기를 내어 이메일로 커피챗을 요청드렸는데 메일로도 피드백을 주시고 만나주셨다.
귀한 시간을 내서 만나주시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만남을 준비하려고 노력했고, 약 2시간 분량의 질문을 꽉 채워가서 많은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질문 하나에도 많은 고민을 하시고 대답해 주시는 게 느껴졌고, 특히 이력서나 프로젝트에 많은 피드백을 주셔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정말 많이 찾았다. 커피챗이 끝나고 말씀해 주신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연락드려도 괜찮겠냐고 여쭈어봤는데, 흔쾌히 좋다고 하셔서 마음에 든든함이 많이 생겼다. 그분을 보면서 언젠간 나도 다른 이에게 저렇게 진실되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또, 인프랩에서 부트캠프 수료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모집하는 글을 보고 왠지 모를 끌림에 신청하게 되었다.
원래는 서면이나, 화상 인터뷰로 진행되는데 내가 혹시 인프랩을 직접 방문하는 건 안되냐고 여쭈어보았는데 가능하다고 하셔서 인프랩에서 대면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 CTO로 계시고,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기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신기하고 좋았다. 질문이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하루 전에 모든 질문에 대해서 답변을 글로 정리해 놓아서 인터뷰 시간은 길지 않았다. 대신 인프랩을 간단하게 구경할 수 있었고, 인프랩에서 기획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내가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뿌듯함이 있었다.
스터디
2022년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주제나 구성원들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누군가와 함께 학습한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OOP, Java, DB, 네트워크, 알고리즘등 여러 주제들을 거치면서 혼자 학습할 때보다 더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꼈다.
지금은 면접의 신 면접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같이 하는 동료들 덕분에 힘이 많이 나고 위로가 된다.
머릿속에 있는 CS지식들을 답변형식으로 말하면서 정리를 하기도 하고, 서로의 이력서를 보고 피드백을 해주기도 하고, 실제 면접 전에 응원과 대비를 해주니 기술면접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한 명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을 성공해 졸업생이 되었고, 현재는 3명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스터디원 모두가 원하는 기업에 취업을 해서 면접 스터디를 졸업하고 새로운 스터디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2024년도에는...
이번 연도의 가장 큰 목표는 역시 취업이다.
지금까지 준비하고 공부했던 것의 첫 번째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연도도 힘내서 달려보려고 한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번년도 안에 원하는 기업에 취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근거는 없다...
2024년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